8/2008

 

 

 

 

 

 

 

 

 

 

 

 

  오늘을 바라보며

 

판단정지의 황금률

 

 

 

 

 

 

 

 

 

 

 





이순임


한양대, 배재대 출강,
올리브나무프로덕션 대표.
6491soonim@hanmail.net






 


전쟁과 혁명을 통하여 우리에게 권력과 탐욕을 드러내던 사람들을 몰아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모습이 우리가 몰아냈다고 생각했던 그 사람들처럼 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처럼 증오와 거부는 이처럼 그 대상들을 몰아낸 승리의 순간에 우리를 곧바로 배신한다. 우리를 배신하고는 우리가 비난했던 사람의 모습처럼 되어 있는 우리를 비난한다. 결국 우리의 사는 모습은 상황에 따라서 서로의 역할을 바꿔치기 하면서 사는 것에 다름 아니다.

요한복음 8장 1-11절에서 “누구 죄 없는 자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간음한 여인을 두고 예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자, 돌멩이를 들고 금세 쳐 죽일 것처럼 달려들었던 군중은 주춤거리다가, 이윽고는 슬그머니 돌멩이들을 내려놓고 저마다 뺑소니를 쳤다.

오늘의 시대를 사는 사람치고 누가 이 이야기를 모르겠는가? 그럼에도 어느 누구 한 사람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는 것만 같다. 머리로 이해하고 아는 것 같아도 가슴에서 뜨거운 반응이 없다면 그것은 전혀 알고 있지 못한 것이다. 머리로도 알고 가슴으로도 뜨겁게 알아야 한다. 돌멩이를 던진다는 것은 바로 타인을 판단하는 것이고, 이 판단의 돌멩이는 언젠가 나에게로 되돌아올 것이다.

머리로도 알고 가슴으로도 아는 자라면, 슬그머니 돌멩이를 내려놓았어야 마땅하다. 서로의 돌멩이를 확인하고, 나만이 아닌 절대 다수가 돌멩이를 들고 있는 점에 마음 든든해하면서 동지애를 느끼고, 그것을 들지 않는 자는 장차 따돌림을 당할 거라고 엄포를 놓아 돌멩이를 들지 않는 자가 없도록 챙기는, 그리하여 일제히 여인을 향해 돌멩이를 던지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간음한 여인을 예수 앞에 끌고 와서 “율법에는 이런 여자를 돌로 쳐 죽이라고 되어 있는데, 선생님께서는 뭐라고 하시겠소?” 예수께서는 그들의 질문에 당장 대답하지 않으시고, 몸을 굽혀 땅바닥에 손가락으로 무어라고 글씨를 쓰셨다. 일설에는 ‘그들 각자의 죄목을’ 쓰셨다고 되어 있다. 왜 말로 하지 않고 땅바닥에 글씨로 쓰셨을까? “나는 너희들의 죄상을 낱낱이 다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너희들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예수, 그분은 여인에게서 어떤 더러운 것도 보지 않으셨다. 아름다운 존재 앞에는 어떤 것을 가져다놓아도 오로지 아름다움만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현실적으로 판단을 정지하신 예수 같은 존재를 갖고 있지 못하다. 그리하여 죄를 발설 당했거나 발설당할 위험에 빠져 있는 자들로부터 이미 돌멩이는 시위를 떠났다.

시위를 떠난 돌멩이를 가지고 떠들어 보아야 날아간 돌멩이가 되돌아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단 던져졌다면, 돌멩이를 던진 자는 저마다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돌멩이를 던진 그 행위는 행여 나 자신의 연약함을, 나 자신의 죄인됨을 가리기 위한 ‘공격’행위가 아니었을까?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는 아니었을까?

죄인 된 자가 죄인 된 자를 향해 돌멩이를 던진다면, 그 죄인 된 자 또한 언젠가는 돌멩이를 맞게 된다.

그것이 세상사의 돌고 도는 원리이고, 우주 법칙이다. 그러니 돌멩이를 던진 순간, 그 돌멩이는 바로 자기 자신을 향해 던지는 것이기도 하다. 시간상의 문제일 뿐, 결국 우리 모두는 심은 대로 거둘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짧은 역사 속에서 이런 꼴을 수차 목격해 왔다. 쿠데타를 한 자가 결국 쿠데타를 당하여 불의의 죽음을 맞고, 정적 政敵의 아들의 비리를 폭로했던 자가 자신의 아들의 비리로 온갖 마음고생을 다 하던 일들을 지켜보지 않았던가?

여기에서 우리는 판단정지의 황금률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남에게 판단을 받지 않으려거든 먼저 남을 판단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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