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설교와 성서해석

오늘 한국교회의 설교는 어떤가? 어느 특정 개인의 설교를 분석하거나 비평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송설교나 신문,잡지에 실린 설교,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설교들을 보면, 대략적인 문제를 최소한으로나마 짚어볼 수 있다.

첫째, 너무 짧은 본문을 택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렇게 되면, 제임스 스마트 James D. Smart, Strange SiIence of the Bible in the Church가 지적하듯이 성서가 드러내려는 정황과 문맥을 극도로 제한시키게 된다.

둘째, 짧은 본문을 설교의 근거로 삼을 뿐 아니라, 설교의 내용은 종종 본문과는 동떨어져 있고 설교의 제목을 중심으로 논리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른바 ‘제목설교’의 한계를 노정시키는 것이다.

셋째, 주제를 먼저 정하고 본문을 택할 때 종종 증빙전 Proof-Text의 방법으로 치우쳐서, 설교자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성서본문은 아전인수격으로 끌어들이거나 장식품으로 전락시켜 설교의 구색을 갖추는 정도에 그치는 경향이다.

넷째, 우리는 예화설교를 흔히 접하게 되는데 많은 경우 회중의 뇌리와 가슴에 남는 것은 성서의 말씀이 아니라 예화일 뿐이고, 더욱이 본문의 메시지와 예화의 의도성이 어긋날 때는 본문을 왜곡하는 심각한 문제를 노정시키기도 한다.

다섯째, 본문설교나 강해설교의 유형을 보면 비교적 성실하게 주석하면서 설교를 하는 경우에도, 회중의 상황이 성서본문에 의해 충분한 조명을 받지 못해 회중이 설교를 듣고 나서 현실의 삶과 상황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몰라 당황하거나 무감각해지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비개입적 설교가 되어서 회중이 사회적 관심이나 역사의식을 갖고 책임적으로 살아갈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