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이 성서를 읽을 때 그것을 문학과 연결 시켜 생각하면, 대개가 어느 정도의 편견을 가지게 된다. 전통적 입장에서, 특히 근본주의적으로 성서를 읽는 이들은 ‘반문학적 편견’을 갖는다. 여기에 비하여 비평적 입장에서 자유주의적으로 성서를 읽는 이들은 ‘반종교적 편견’을 갖는다.

성서와 문학

반문학적 편견을 갖는 이들은, 문학에 대한 오해나 편견 때문에 성서의 어떤 문학 형식은 인정하면서도 또 어떤 형식은 반종교적이거나 비신앙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달리 반종교적 편견을 갖는 이들은, 종교와 신앙에 대한 편견 때문에 성서를 문학작품으로 이해하면서도 그 내용을 옳게 이해하지 못하고 문학작품 이상의 것을 찾지 못하였다. 구미 여러 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문학으로서의 성서’를 대학의 강단에서 가르쳐왔다. 그러나 그런 제목의 밑바탕에는 반문학적 편견이 많이 깔려 있었던 것이 지적된다.

이를테면, 욥기라든지 예수의 비유 같은 글을 대하면서 다른 문학작품을 통해 얻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거나 시편이나 지혜문서의 시적인 표현을 접할 때 성서를 문학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성서를 신화나 설화 또는 은유 같은 문학적 범주에서 말하기 시작하면, 금세 그것은 비종교적이거나 비신앙적인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밑바탕에 갖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성서를 문학작품으로 보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성서를 문학작품으로 보면서 거기에 ‘첨가’해야 할 것이 있다. 세계적인 문학 비평가 노스롭 프라이 Northrop Frye가 말하듯이 성서에 대한 반응은 문학적 반응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성서 자체 안에서 ‘진리’라는 말과 연결된 모든 가치가, 왜 신화와 은유를 통해서만 만나게 될 수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그때에 비로소 성서는 단순한 문학작품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으로서, ‘플러스’가 있는 문학작품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