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11

 

 

 

 

 

 

 

 

 

 

 

 

  강정규 연재동화

 

대장의 개 29

 

 

 

 

 

 

 

 

 

 

 


강 정 규

동화작가,
「시와 동화」발행인,
한국아동문인협회장,
단국대 초빙교수,
kangjk41@hanmail.net






 


29


아이구, 개 한 마리 늘었네.
비단 두루마기 차려입은 아주머니가 놀라자
할아버지, 이름이 뭐예유?
그 아주머니
손 잡은 계집아이 묻고
아이들 떠들썩,
개집 옆으로 모여든다.
“점순아, 오늘이 무슨 날?
이들이 다 어떤 이들이냐?
아들 딸
손주 며느리 다 아닌데
아버님, 할아버님
인사하는 이들 다 누구다냐?
늙은 홀아비 환쟁이한테
이렇게들 예를 갖추는 이 모두
어떤 관계여?”
궁금타 못해 참지 못허고 내가
점순이한테 물었구나.

그래, 그래
나무 그늘, 여기 엎드려
천천히, 그래 천천히
얘기하자구나.
정암 선생은 이북이 고향이구나.
“정암 선생이라니?”
할아버지야, 할아버지.
왜, 예술가나 학자들
이름 따로 부르는 또 다른 이름
뭐 그런 거 있지 않더냐?
“그래, 그래 알았다.
그렇다 치고…….”
……전쟁 때 남북으로 가족과
헤어져
여기와서 살게 되었다는구나.
전쟁 때 가족과 헤어진 이야
한 둘이 아니지만
할아버지도 그 가운데
한 분이셨다는구나.
그들 중 대부분은 이곳에 와서
새롭게 새 가정 꾸몄다는데,
이북에다 마나님 놔둔 채
어쩔 수 없다면서 새 마나님 얻고
이북에다 아들 딸 놔두고
어쩔 수 없다면서 아들 딸 낳고
알콩달콩 말 그대로
새 보금자리 꾸몄다는구나.
“그런데 정암 선생
끝끝내 혼자 사셨다?
그렇다면 저 사람들 모두 다
누구지?”
내가 자발없이 물었더니만
점순이년 부르르 떨며 통박을
주는구나.
진돗개 명견이란 말
새빨간 거짓말이구나.
반도 조선 견공답지 못하게
무슨 성미가 그리 급하더냐?
천천히 얘기할 터이니
잠자코 좀 있거라.
이북에 가족 두고
월남한 이들 가운데
끝끝내 혼자 살다 가신 분도 있지만,
끝끝내 혼자 사는 분
한두 분 아니지만,
여러모로 또 다르단다, 여러 가지로……
“그러니까, 얘 점순아!
뜸 들이지 말고 아뢰려무나.”

정암 선생 홀로 살며
그림을 그렸으니
당초부터 환쟁이냐
그것 아니요,
애초부터 화공이냐
그것도 아니요,
그렇지만 한지에다
그림을 그리셨구나.
“그림을 그리면
환쟁이요 화공이지
환쟁이에 화공이 어디 따로 있더냐?”
그렇다마다 특별한 것이
먹으로만 그렸으니,
크고 작은 접시가 수십 개요,
굵고 가는 붓대가 수백이요,
그걸로 그려 내는 빛깔에 모양새가
울긋불긋 채색 쓰는 그림과
아주 다른 느낌이구나.
먹물의 짙고 옅은 색감만으로,
채색 이상의 효과를 거두었으니…….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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