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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나눔

평화 가운데 머물러

	베드로후서 3 : 8-14 * 부분적인 평화가 아니라 전체의 평화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만 감사하고 저것만 감사한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전체가 감사하고 이 세상 전체가 평화 가운데 머물러야 한다. * 평화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응답하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변화되어 내가 응답할 때 오는 것이다. 참평화는 구체적이고 역동적인 것인데 내게 채워지는 것들만을 평화인 것으로 착각하면서 막연한 평화만을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구체적으로 응답하고 어떻게 삶의 자세를 바꿔 나갈 것인지 생각해 본다. * 종말을 생각하고 재림을 상기시키는 말씀이다. 여기서 거룩하고 경건한 삶을 살면서 주님을 기다리는 것이 평화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리스도와 친교하면서 평화를 이루어가는 과정 속에 있는 것이다. * 하나님이 내려주시는 평화를 찾게 되었다. 같은 상황임에도 생각이 바뀌는 것만으로 자책하던 것에서 평안하고 기뻐하면서 살 수 있었다. * 개인의 즐거움이나 행복이 평화는 아닌 것 같다. 내가 주체가 되어 격정 속에서 살기 때문에 평화롭지 못한 것 같다. 덕목을 갖출 때 진정한 평화가 이루어지는 게 아닐까. * 시간이 물방울이라면 하나님은 큰물과 같다. 그 속에 깊이 잠겨 살아야겠다. 단절이 아닌 계속 이어지는 침잠을 해야겠다. 미성숙한 상태에서의 기다림이 아니라 잘 익어가고 있는 가운데 기다리는 기다림이 되어야겠다. * 평화 가운데 머물러 살면서 재림 때 제대로 설 수 있으려면 순간순간 깨어서 경건하고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한다. 한사람까지도 회개하기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이 큰 위로가 된다. ** 이 말씀을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면 상상력이 필요하다. 현실의 경험이나 일상과 거리가 있고 묵시문학적이며 은유적이기 때문에 상상이 필요하다. 전쟁, 미움, 시기, 다툼이 없는 동화 속 같은 나라에서 산다고 하더라도 사람은 평화롭게 살지 못하는 조건을 갖고 있다. 더 할 수 없는 조건과 환경 속에서 평화를 누리지 못하고 목숨을 끊어버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이와는 대조적으로 끊임없는 전쟁과 테러 속에서 목숨을 걸고 서로를 지켜주며 평화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있다. 안정되고 평안하면 평화를 누린다고 생각하는 것은 소극적 개념의 평화이다. 반면에 현실의 조건은 반평화적 이지만 평화를 누리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이 역동적 평화, 적극적 개념의 평화이다. 환경과 조건이 좋으면 행복할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평화는 외적인 조건, 환경 때문에 경험하는 것이 아니다. 열악하고 폭력적인 악조건 속에서 평화를 경험하는 사람이라야 언제 어디서나 평화를 누릴 자격이 주어진다. 행복감에 살다가 안 좋은 일이 있으면 평화가 산산조각 나는 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 평화는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경험하고 느끼는 것이며 악조건 속에서도 누릴만해야 하는데 이것은 사람의 힘으로 이룰 수 없다. 온전한 평화, 진정한 평화는 하나님의 은총으로 오는 것이며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오는 것이다. 노숙자, 버림받은 자들을 10여 년간 돌본 목사가 있다. 노숙자의 긴장과 불만을 끌어안고 그리스도의 평화를 심어 주면서 살았다. 삶의 조건은 평화롭지 못했지만 얼굴은 평화롭고 영성은 깊어졌다. 그 동안 여느 목회자와 같은 조건에서 살았더라면 긴장과 스트레스는 덜 했겠지만 다른 사람이 느낄 만큼 영성의 깊이와 평화가 진해졌을까? 하나님의 시간은 사람의 시간과 같지 않다. 크로노스를 경험할 때 하나님의 시간을 느낄 수 없다. 카이로스를 느끼고 경험할 때 하나님의 은총을 생각할 수 있다. 순간이 곧 영원이다.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다는 것은 문학적 같지만 하나님 시간의 속성에는 신비가 있다. 의식불명에 빠졌던 사람은 크로노스를 경험하는 사람이다. 의식이 돌아오면 의식을 잃었던 그 순간으로 돌아온다. 크로노스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나님의 은총 속에서 우리의 시간이 달라진다. 하나님의 시간을 느끼는 공간은 어떤 공간인가? 하나님을 구체적으로 만날 수 있는 구체적인 공간은 새 하늘, 새 땅이다. 천지개벽 같은 새로운 질서도 가능하지만 현실 속에서도 새로운 질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반독재 투쟁하던 25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좋다고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천지개벽된 세상이다.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평화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바라던 그 세상이 왔지만 평화를 누리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일제 후 해방되었을 때에도 그랬고 6.25때에는 인민군보다 연맹위원장이 더 무서웠다. 자신의 삶의 조건에서 바라던 것이 이루어져도 잠시뿐 일상의 희로애락의 흐름 속에서 더 나은 것을 바란다. 행복, 평화가 있는 자리에서 누리기보다는 더 나은 것 바라보기만 한다. 소극적이고 무시간적이고 유토피아를 바라는 기다림은 헛된 기다림이다. 사람이 만든 평화는 붙잡는 순간 무너진다. 우리가 누리고 바라야 할 평화는 하나님의 시간 속에서 샬롬으로서의 평화다. 샬롬 속에서 머물러 산다면 죽음 앞에서도 평정을 잃지 않고 온화하고 평화로울 수 있는 것이다. 평화 가운데 머무르는 것을 일상의 이미지와 연결시키면 태풍의 눈과 같은 것이다. 태풍의 눈은 고요하기 이를 데 없다. 하나님의 평화인 샬롬 속에 머물러 살면 어떤 악조건의 환경, 죽음, 위협, 공포도 맥을 못 춘다. 하나님의 샬롬이 우리 속에 들어와 있으면 두려울 것도 괴로울 것도 없다. 어떻게 하나님의 샬롬 속에 들어가 머물러 살 수 있을까? 하나님의 샬롬을 갈망하며 기다려야한다. 물고기가 물속에서 갈증을 느낄 만큼 하나님의 샬롬을 갈망해야 한다. 절실하지 않으면 가치를 모를 뿐만 아니라 주어져도 감당하지 못한다. 평화 속에서 살고 있지만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상관없는 것으로 여긴다. 이미 평화 속에서 살고 있지만 의식이 잠자고 있기 때문에 멀리 있는 것으로 착각하며 산다. 이미 평화 속에 머물러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각하고 의식할 때 천년 걸릴 것 같은 평화가 오늘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역동적 이해를 바탕으로 이미 평화 가운데 머물러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각하고 의식해야 할 것이다. (목사님 말씀)
	2005-11-29 21:28:00 / 59.187.22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