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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나눔

새끼 나귀를 타신 예수

	마가복음 11 : 1-11 * 군중들의 뜻과 주님의 뜻이 반대였는데 나 역시 주님의 뜻을 깊이 헤아리지 못하면서 살고 있어서 부끄럽다. 고난을 당해도 순종하며 초연하고 의연하게 그 길을 가고 싶다. * 군중들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보았다. 고난 받기보다는 영광받기를 원했고 나를 낮추고 섬기기보다는 나를 높여서 대접받기를 더 원했다. * 군중들의 생각과 예수님의 생각은 정반대였다. 군중들은 구원의 왕, 정치적 메시야로 생각했지만 예수님은 십자가의 길을 아셨고 나귀를 타고 오셨다. 예수님과 상반되는 생각을 하는 군중들이 내 모습 같았다. * 예수님을 믿고 섬긴다면서 예수님과 상관없이 겉옷과 생나무 가지를 깔고 흥분하는 군중들의 모습과 같은 신앙생활이었다. * 새끼나귀는 깨끗하고 순전하고 요령도 피울 줄 모르는 모습으로 예수님을 태우고 비틀거리며 힘들었을 테지만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나귀 주인은 예수님과 알고 지내는 사이로 예수님을 믿고 신뢰하는 관계였던 것같다. 과연 나는 남들로부터 ‘신뢰받는 나’ 일까? 호산나 찬송하는 무리들처럼 ‘입으로만 황홀하게 찬양하는 나’는 아닐까? 거짓말쟁이인지 사기꾼인지 다 아시는 주님, 행동도 없고 마음도 없고 실천도 부족한 저를 용서하세요. * 예수님은 군중에 떠밀려간 게 아니라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예루살렘에 오르셨다. 같은 길을 가면서 예수님의 길과 군중들의 길이 달랐다. 구원에 이르는 길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그때 예수님의 심경은 어떠했을까? ** 본문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과 느낌이 있을 수 있다. 똑같은 상황에서 예수님과 제자들과 군중들이 어떻게 느끼고 반응했을까? 사람마다 여러 가지로 짐작하고 생각할 수 있다. 같은 본문을 보고도 눈높이와 마음가짐이 어떠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 마태복음은 마가복음이나 누가복음과 함께 공관복음서이지만 대조적인 차이가 있다. 신학적으로 마가와 누가가 마태로 갔을 때 각색되고 윤색된다. 누가복음에서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고 했다. 부자는 가난한 사람의 복을 이해하지 못한다. 내처지만 생각해 보아도 내가 가난하고 고생하고 고통 가운데에 있을 때 하나님을 더 의지한다. 하나님에게만 희망을 두는 사람들로 말하자면 가난한 사람이 부자보다 더 절실하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이 더 행복하다. 가난한 사람 그 자체를 말하고 있는데 절대적 가난을 이야기하면 부자들 자신이 제외될까봐 마태로 넘어가서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가 된다. 어른이 새끼나귀를 타면 그 새끼나귀는 비척거리고 서툴기 마련이다. 부자는 말이나 나귀를 탈 텐데 임금으로 오시면서 이런 새끼나귀를 탄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래서 마태에서는 구약에서 다윗이 임금에 오를 때 어미 나귀를 타고 새끼나귀가 따라가던 그 장면을 연상하고 그것을 옮겨다 놓았다. 그런데 마가에서는 그대로 새끼나귀를 등장시킨다. 새끼나귀를 타고 가는 모습은 백마나 나귀를 타고 가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들어가면서 새끼나귀를 타신 것은 겸비하는 것의 비유이다. 교회 안에서 누가 가장 겸손할까? 처음 믿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냥 주님만 믿겠다고 말한다. 그들은 비실거리고 겁먹고 조심스러워 보인다. 새끼나귀는 겁먹고 무식하고 못나고 조심스러운 이런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시킨 것이다. 새끼나귀를 타고 가는 기분은 어떠했을까? 새끼나귀를 타고 가는 심정은 안쓰럽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했을 것이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고난 받으러 가시는 길에서 느끼는 연민의 정과 안쓰러움과 같았을 것이다. 그런데 군중의 모습은 이런 예수님의 심정과는 대조적이다. 단벌신사 군중들은 겉옷을 깔고 생나무 가지를 깔고 환호하면서 예수님을 VIP로 맞이한다. 며칠 지나면 실망하고 딴소리 할 사람들이라는 것을 아시고 이해는 하시지만 군중들의 이런 모습을 보시면서 예수님은 얼마나 측은하셨을까? 십자가의 고난을 생각한 입장에서 이렇게 환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게 될 모습을 꿰뚫어 보시면서 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신다.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를 연상한다면 그 상황을 피하고 싶은 마음으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고 성전을 둘러보시고 열두제자와 함께 베다니로 나가신다. 수난의 예고편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앞과 뒤를 보고 신약과 구약을 비교해 보면서 오늘 우리의 마음과 입장을 연결시켜볼 수 있는 특권을 잘 살려서 이 말씀을 보자.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기 전에 예수님의 그런 마음을 헤아리고 그 마음을 받아서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를 깊이 느끼는 것이 종려주일에 우리가 마음속에 담아야 할 예수님의 사랑이 아닐까? 요란하지 않아도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에 느꼈던 그 마음을 공유하려는 것 자체가 어떤 해석이나 느낌보다도 큰 은혜와 덕이 될 것이다. 같이 느껴보고 그 마음을 가져보려고 초점을 맞출 때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예수님의 심정과 함께 할 수 있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란다. (목사님 말씀)
	2006-04-05 10:12:55 / 59.187.221.207